원앙 부부, 남편은 자유로운 영혼

암수 원앙은 정말로 사이가 좋은 부부일까?

원앙의 실제 생활을 조금만 주의 깊게 관찰해 보면 원앙 부부가 그렇게 금실이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원앙은 봄철에 둥지를 만들 장소를 함께 찾아다니며, 일반적으로 나무 구멍에 보금자리를 마련하지요. 이 과정에서 둥지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은 암컷이지만, 수컷은 둥지를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깃털을 깔고 환경을 쾌적하게 만드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교미가 끝난 후, 수컷은 둥지를 나와 가까운 연못이나 강에서 홀로 지내며, 암컷은 둥지를 지키며 알을 낳아 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암컷이 알을 품는 동안 수컷이 다른 암컷에게 추파를 던지며 바람을 피운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컷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알에만 집중하며 정성을 기울입니다.

알에서 새끼가 부화한 뒤에도 수컷은 새끼에게 가까이 가지 않고, 암컷 혼자서 새끼를 키우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처럼 원앙 부부의 관계는 둥지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매우 협력적이지요. 그러나 이후에는 암컷 혼자 양육을 담당하고 수컷은 독립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상 둥지를 마련하는 시점까지만 사이가 좋은 것이랍니다.

 

결국 원앙의 경우 '부부'라는 관계는 번식기 동안의 일시적 협력일 뿐, 인간이 생각하는 감정적인 의미에서의 사랑과 헌신은 아니지요. "원앙 부부"라는 표현은 인간이 투영한 이미지일 뿐, 실제 원앙 사이의 관계는 그보다는 단순한 생물학적 협력에 가깝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