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겐슬러 SEC 위원장 교체 예고…재선 시 상원 인준 우회 가능성 시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재선될 경우,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교체할 계획

을 시사했습니다. 11월 10일,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 'X'를 통해, 2025년 새 의회 취임 시 상원의 인준 절차를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상원이 휴회 중일 때 임시로 공석을 채울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상원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는데요, 트럼프는 첫 임기 때 이 권한을 활용해 여러 인사를 임명한 바 있습니다.

겐슬러 위원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으로 2021년 상원 인준을 통과해 임기를 수행 중입니다. 겐슬러는 2026년 6월까지 임기를 보장받고 있지만, 트럼프는 당선 첫날 겐슬러를 해임하겠다고 암호화폐 업계에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별도의 정당한 사유 없이 SEC 위원장을 해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한편, 과거에도 정권 교체 시 규제 당국자들이 사임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는데요, 오바마 2기 당시 메리 조 화이트 SEC 위원장이 트럼프 취임일에 사임했던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겐슬러 위원장이 자발적으로 사임할지 여부도 주목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향후 그의 정책 방향과 리더십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금융 규제 완화와 친(親)암호화폐 정책을 내세운 트럼프가 겐슬러 위원장 교체를 추진하는 것은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완화에 대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행정 시스템은 단일 권력자가 임의로 좌우할 수 없도록 견제 장치가 잘 마련돼 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의 계획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법적, 정치적 장벽을 넘어야 할 것입니다.